1. 영화 배경 및 제작 정보
*장고: 분노의 추격자* (*Django Unchained*, 2012)은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서부극 영화로, 미국 남북전쟁 이전의 노예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기존 서부극의 전형적인 설정을 비틀어, 흑인 노예가 주인공이 되어 복수를 완성하는 독창적인 서사를 펼친다. 타란티노 특유의 유머, 폭력적인 연출, 강렬한 캐릭터가 조화를 이루며, 서부극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영화는 전통적인 서부극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특히 1966년 이탈리아 스파게티 웨스턴 *장고* (*Django*)에서 제목을 차용했다. 그러나 스토리는 완전히 독립적인 작품이며, 원작의 주인공 프랑코 네로가 카메오로 등장해 오마주를 더했다.
*장고: 분노의 추격자*는 2012년 개봉 후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두었으며, 비평적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크리스토프 왈츠는 독일인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슐츠 역을 맡아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타란티노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 줄거리
영화는 1858년, 미국 남부의 어느 황량한 숲에서 시작된다. 한 무리의 노예들이 사슬에 묶여 걸어가고 있고, 그중 한 명이 주인공 장고(제이미 폭스)다. 이때 독일 출신의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슐츠(크리스토프 왈츠)가 나타나, 장고를 노예상인들로부터 ‘구매’한다. 그는 장고가 특정 무법자 형제를 아는 유일한 인물임을 알고, 그의 도움을 받아 현상금을 받을 계획이다.
장고는 슐츠와 함께 다니며 현상금 사냥 기술을 배우고, 점차 능숙한 총잡이가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노예로 팔려가며 헤어진 아내 브룸힐다(케리 워싱턴)를 찾아야 한다고 슐츠에게 털어놓는다. 브룸힐다는 독일 전설 *니벨룽겐의 반지* 속 브륀힐트에서 따온 이름이며, 슐츠는 그녀를 구하는 것이 마치 영웅담 같다고 여긴다. 결국, 두 사람은 브룸힐다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조사를 거쳐, 브룸힐다는 미시시피의 악명 높은 대농장주 캔디랜드의 소유주인 캘빈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노예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캔디는 사디스틱한 성향을 지닌 남부 귀족으로, 검투 노예들을 싸움시켜 죽이는 ‘만딩고 격투’로 돈을 번다.
슐츠와 장고는 브룸힐다를 구출하기 위해 속임수를 계획한다. 장고를 노예 사냥꾼으로 위장하고, 캔디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만딩고 전사 구매를 제안한다. 캔디는 이들을 손님으로 맞이하지만, 그의 충성스러운 흑인 집사 스티븐(새뮤얼 L. 잭슨)이 이들의 속셈을 간파한다. 결국 정체가 들통나고, 캔디는 브룸힐다를 원하면 진짜 돈을 내라고 협박한다.
슐츠는 마지못해 계약에 응하지만, 캔디가 조롱하자 결국 그를 총으로 쏴 죽인다. 이에 캔디의 부하들이 슐츠를 즉시 사살하고, 장고는 포로가 된다. 스티븐은 장고를 고문한 후 광산으로 보내려 하지만, 장고는 기지를 발휘해 역으로 탈출한다.
캔디랜드로 돌아온 장고는 복수를 결행한다. 그는 모든 적을 처치하고, 농장을 폭파한 후 브룸힐다와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난다.
3. 총평 및 결론
*장고: 분노의 추격자*는 서부극과 복수극의 요소를 결합한 영화로, 노예제도의 잔혹함을 날카롭게 풍자하면서도 강렬한 오락성을 제공한다. 영화는 흑인 노예가 서부극의 주인공이 되어 백인 억압자들에게 복수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며, 기존 서부극의 틀을 깨트린다.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킹 슐츠다. 그는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캐릭터로, 타란티노 특유의 유머와 스타일을 완벽하게 살린다. 반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캘빈 캔디는 서부극 악당의 전형성을 유지하면서도, 극도로 잔혹하고 기만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디카프리오가 손을 다치면서도 연기를 이어간 장면은 전설적인 명장면으로 남았다.
또한, 새뮤얼 L. 잭슨이 연기한 스티븐은 또 다른 흑인 캐릭터지만, 백인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인물로, 당시 노예제 사회의 복잡한 권력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타란티노의 연출은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대담하다. 느릿한 서부극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과, 순식간에 터지는 폭력적인 액션이 조화를 이루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60~70년대 이탈리아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OST와 촬영 기법이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장고: 분노의 추격자*는 단순한 서부극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을 활용해 복수극을 재해석한 걸작이다. 타란티노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강렬한 캐릭터, 압도적인 비주얼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