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배경
살인자의 기억법(2017)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 영화로, 원신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연으로는 설경구(병수 역), 김남길(태주 역), 설현(은희 역)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기억을 잃어가는 한 연쇄살인범이 또 다른 살인마와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 소설은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며, 독자가 그의 혼란스러운 기억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는 이를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서사 구조를 재구성하여, 더욱 강렬한 스릴러적 요소와 액션을 가미했다.
특히 이 작품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연쇄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기억과 망각,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병수는 과거에는 냉혹한 연쇄살인범이었지만, 현재는 병으로 인해 자신의 기억조차 믿을 수 없는 상태다. 영화는 이러한 설정을 활용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2. 영화 줄거리
주인공 병수(설경구)는 한때 연쇄살인을 저질렀던 범죄자였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는 현재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수의사로 일하며, 딸 은희(설현)와 함께 살아간다. 병수는 과거의 잘못을 후회하며 평범한 삶을 살려고 하지만, 점점 기억이 흐려지고 현실과 과거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진다.
어느 날, 병수는 우연히 교통사고를 낸 후 한 남자와 마주친다. 그 남자는 바로 태주(김남길)라는 경찰로, 병수는 본능적으로 그에게서 살인자의 냄새를 맡는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로 인해 자신의 기억을 신뢰할 수 없는 병수는, 태주가 진짜 살인마인지, 아니면 자신의 착각인지 점점 혼란에 빠진다.
병수는 딸 은희를 보호하기 위해 태주의 정체를 파헤치려 하지만, 기억이 끊기면서 중요한 단서들을 놓치고 만다. 그러던 중, 마을에서는 연쇄살인이 발생하고, 병수는 자신이 이 사건의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는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던 기억과 현재 벌어지는 사건을 혼동하며 점점 더 깊은 혼란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태주는 병수를 도발하며, 마치 자신이 진짜 연쇄살인범인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병수는 그의 말과 행동이 어딘가 모순된다는 점을 깨닫고, 태주가 자신의 딸 은희를 노리고 있음을 직감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병수는 딸을 지키기 위해 태주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병수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태주를 쓰러뜨리지만, 이미 그의 기억은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그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지만,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홀로 남게 된다.
3. 총평
살인자의 기억법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기억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주인공의 알츠하이머라는 설정을 통해, 관객들이 끊임없이 진실과 착각을 구분하려 애쓰게 만든다.
특히 설경구의 연기는 영화의 핵심 요소다. 그는 기억을 잃어가는 병수의 불안감과 분노, 그리고 딸을 지키려는 절박함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김남길 역시 살인마 태주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서늘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영화의 연출 방식도 인상적이다. 화면은 종종 흐릿하거나 불규칙하게 편집되며, 이는 병수의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음악과 조명 효과를 활용해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관객들이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원작과 달라진 결말과 몇몇 설정 변화에 대해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원작 소설은 더욱 모호하고 열린 결말을 지향하는 반면, 영화는 보다 명확한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액션 요소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추천 대상:
- 기억과 진실의 모호함을 탐구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관객
- 긴장감 넘치는 범죄 영화와 강렬한 연기를 즐기는 사람
-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와 비교해 보고 싶은 사람
살인자의 기억법은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기억의 왜곡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담아낸 작품이다.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서사는 관객들에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